에티오피아 커피이야기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은 ‘신의 물방울’이라는 일본 와인만화를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프랑스의 보르도 ,부르고뉴, 미국의 나파밸리·소노마밸리, 이탈리아의 피에몬테·토스카나는 모두 유명한 와인 산지이다. 프랑스의 부르고뉴 지방의 토양은 지층이 자갈 ,흙, 바위 등 다양한 토질로 인해 가까운 거리에서도 각기 다른 맛의 와인이 생산되어진다. 이렇듯이 커피 또한 와인과 매우 비슷해서 각 나라의 기후, 토양, 고도에 따라 매우 색다른 맛이 있다. 커피전문점에 가보면 나라별로 커피의 종류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지면을 통해 각 나라 커피 산지를 방문해 체험한 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1. 한국과 일본의 커피시장
1) 일본의 커피시장 영향력
커피 여정 중 내가 제일 놀란 것은 전 세계 유명 커피산지는 일본인들이 커피를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오지, 남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어디에나 커피농장, 커피연구소등을 많은 일본인들이 경영하고 있었다. 콜롬비아의 경우 미쯔이(MITSUI)커피 연구소에 60여명의 인력이 커피에 관한 일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그곳에서 커피에 관한 품질 검사 외에 커피 컵핑 등을 통해 품질 좋은 생두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전 세계 커피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자메이카, 하와이 등에는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UCC 농장이 포진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스페셜티 커피시장에서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월적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몇몇 나라에서는 독점을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것은 생두의 가격을 높게 형성하는 결과로 자메이카의 블루 마운틴, 하와이의 하와이안 코나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물론 나는 이런 커피들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맛 또한 아주 매력적인 커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맛 대비 가격에서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2) 한국의 커피시장 상황과 생두(Natural Bean) 유통시장의 문제점
커피는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기는 음료가 되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방에서 향커피(헤이즐럿 등)와 자판기에 의존 했으나 지금은 커피마니아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앞으로의 커피는 단순히 마시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생활음료가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맛있는 커피를 먹으려면 원재료(신선한 생두), 로스팅(Roasting), 숙련된 커피추출기술, 이 세 가지가 맞아야 맛있는 커피가 된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데 신선한 식 재료가 매우 중요하듯이 생두는 좋은 커피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커피마니아 층에게 제공되는 커피원자재 ,즉 생두시장은 어떤가? 부끄럽게도 대부분의 수입생두는 현지에서가 아닌 일본과 미국 등 커피가 생산되지 않는 나라에서 품질(Quality)이 검증되지 않은 채 수입되고 있으며 설령 현지에서 수입되더라도 생두에 관한 전문가가 아닌 단순 수출업자들에 의해 선적되어지는것이일반적인현실이다.에티오피아의경우를 예로 들면 배거쉬(BAGERSH), 로베라(ROBERA), 몹라코(MOPLACO) 등 나름대로 좋은 생두를 공급하고 있으나 시장여건상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경우 다른 품종과 혼합해 수출하는 것을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확인할수 있었다(커피 작황이 흉년일 경우 심함).
요즘 ECX(Ethiopia Comodity Exchange)로 의견이 분분하지만 필자의 경험으로는 에티오피아 등급 결정 기관인 CLU(Coffee Liquoring Unit)에서 한 달 여 동안 등급 결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매우 엄격하게 등급 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커피 경매(옥션)는 매주 1번씩 열리는데 열리기 수 일 전 경매에 출품될 샘플(Sample)과 CLU(Coffee Liquoring Unit)에서 작성한 샘플에 대한 이력서를 볼 수 있어 노력 여하에 따라 비교적 좋은 생두를 낙찰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ECX(Ethiopia Comodity Exchange)에 따른 스페셜티 커피빈(Specialty Coffee Bean) 공급 문제는 조만간 보완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 에티오피아 커피 알아보기
1) 일반사항
커피가 지구상에서 최초로 발견된 에티오피아 각 지방의 커피에 대해 알아보자. 에티오피아는 커피 마니아라면 잘알고 있는 하라르(Harar), 시다모(Sidamo), 이르가짜페(Yirgacheffe)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 이외에도 매우 특색 있는 커피가 많이 있는데 리무(Limu), 짐마(Djimma), 테피(Tepi), 베베카(Bebeka), 레켐트(Lekempt) 등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주 매력적인 커피가 많은 곳이 에티오피아다. 특이한 것은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원시 그대로의 커피에 가깝다는 것이며, 또 재미있는 것은 ‘시다(Sidamo) 지역의 경우 시다모 지역 동남쪽 일부지역의 커피는 이르가짜페(Yirga-Cheffe) 지역의 커피와 유사한 곳도 있다.
2) 에티오피아 분류
* 야생커피(Forest: 8~10%) - 자연 그대로의 커피
* 반야생커피(Semi -forest: 30~35%) - 야생에 원주민이 관리하는 반자연 야생커피
* 가든커피(Garden or Cottage: 50~55%) - 집주변에 심는다하여 가든(정원) 커피라 함
* 경작커피(Plantation: 5~6%) - 대단위 커피농장임
3) 에티오피아 주요커피들
① 이르가짜페(Yirga-cheffe)커피
에티오피아 커피 중에서 천의 얼굴을 가진 커피가 이르가짜페 커피이다. 항상 느끼지만 약방의 감초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커피에나 블렌딩 해도 어울리는 커피라고 생각한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쪽으로 395km에 위치한곳으로 가는 도중 시다모, 딜라 지역을 지나면 이곳이 이르가짜페 지역이다. 이르가짜페의 의미는 ‘비옥한(촉촉한)땅을 보존하다’란 뜻이다. 아디스아바바에서 이곳까지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숲이라고는 찾아 보기가 어렵다. 시다모와 이르가짜페 지역은 강수량이 풍부해 다른 지역보다 축복 받은 땅이다. 특히 꽁가(congga), 젤렐렉투(chelelektoo)지역 커피가 가장 맛있다.
특징
1. 고도: 1,770~2,200m
2. 수확시기: 10~12월
3. 맛: 신맛과 과일향이 일품이며, 에프터 테이스트 또한 일품이다.
4. 워시드
② 시다모(Sidamo) 커피
아프리카 북동쪽에 위치한 에티오피아는 아라비카 커피의 최초 발생지로 유명하다. 이 나라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서 남쪽으로 샤샤메네, 아와사를 거처 340km를 더 가면 시다모 지역이 나타난다. 이곳은 시다모(sidamo), 캠바타 아마로(kembata amaro), 보레나(borena), 올래이타(wollaita),딜라(dila) 지역의 커피가 모두 시다모 커피로 수출된다.
특징
1. 고도: 1,551~2,200m에서 커피가 자란다.
2. 수확: 10~1월
3. 선적: 10~1월
4. 커피맛: 상큼한 신맛, 미디엄 바디, 아로마와 레몬맛이 특징이다.
5. 자연건조(선드라이), 워시드 둘다 생산된다.
③ 하라르(Harar) 커피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라는 언어대신 ‘분나(Bunna)’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곳에서 유명한 커피는 ‘하라르, 시다모, 월레가, 이르카짜페, 짐마, 테피’의 순서이다.
하라르 커피는 모카커피로 유명하며 맛 또한 모카 플레이버라 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서 서쪽으로 450Km(서부 하라르), 600Km(동부 하라르), 526Km(하라르 시티)에 위치하며 동쪽 국경은 소말리아와 접해있어서 치안이 상당히 좋지 않은 편이다. 이 지역은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연건조(sundried)커피가 유명하며 빈의 특징은 롱베리(long- berry)와 엠버빈(amber bean)인데 그 중 엠버빈이 모카 맛을 낸다. 센터 컷이 레디쉬(raddish)하다.
특징
1. 위치: 1,510~2,120m
2. 수확시기: 10~2월
3. 선적: 2~8월
4. 맛: 약간의 신맛과 바디가 아주 좋으며 강한 모카향이 특징이다.
5. 자연건조
④ 레켐티(Lekempti) 커피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서 서쪽으로 327km에 위치한 곳으로 레켐티시에서 약 100Km 떨어진 김비(gimbi)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마니아층이 많은 커피로 수출시 ‘월레가(wollega)’라는 이름이 붙여진다.
특징
1. 고도: 1,700~2,200m
2. 수확시기: 2~4월
3. 선적: 12~4월
4. 맛: 신맛이 아주 인상적이며 적당한 바디감과 야생 과일 맛이 일품이다.
5. 자연건조
이밖에 짐마, 테피, 베베카, 리무 등의 커피가 있는데 각기 매력적인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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